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기리며, 메주고리예에 가다

by 제나로드 2025. 4. 22.

2025년 4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 소식을 접하며 1년 전 제가 다녀왔던 첫 성지순례의 기억이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2024년 4월, 저는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왔던 순례를 시작했고, 그 여정의 시작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작은 마을 ‘메주고리예(Medjugorje)’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황님의 삶을 다시 떠올리며, 제나라는 순례자가 성모님을 찾아 걸었던 첫 발걸음, 메주고리예에서의 순례기를 조용히 나누고자 합니다. 정보와 체험을 함께 담아, 성모님을 찾는 여정에 마음을 두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달라스에서 이스탄불을 지나, 메주고리예로

저는 미국 텍사스 주의 달라스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Dubrovnik)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반 정도 이동하면 메주고리예에 도착합니다. 시골 풍경을 따라 달리는 동안, 마음속에는 기대와 설렘, 그리고 어쩌면 작은 두려움까지 함께 있었죠.

메주고리예는 1981년부터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세계적인 성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치유와 회개의 장소로 알려져 있고,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묵주기도와 야외 미사, 성찬례, 고해성사가 이어집니다.

새벽, 십자가의 산을 오르다

제가 도착한 다음 날, 새벽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각에 저는 조용히 짐을 챙겨 ‘십자가의 산(Križevac)’을 향해 나섰습니다. 어둠 속 산길은 낯설고 험했지만, 저는 그 길 위에서 한없이 평온해졌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며 묵주기도를 바치고, 마음속 기도도 함께 올렸습니다.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 해가 떠오르며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십자가가 빛났습니다. 그 앞에 무릎 꿇고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화와 눈물이 함께 솟아올랐습니다. 많은 순례자들이 맨발로 오르는데, 저는 어둠이 짙어 안전을 고려해 맨발로 오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특히 병든 가족을 등에 업은 채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며, 믿음의 깊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죠.

성모님의 발현지, 아파리션 힐에서

메주고리예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곳은 성모 마리아가 처음 발현했다는 장소, ‘앞자리션 힐(Apparition Hill)’입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성모상 앞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곳에서 순례자들은 각자의 언어로 묵주기도를 드리고, 무릎 꿇고 조용히 눈물을 흘립니다.

저도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엄마, 저 왔어요.”라고 말하듯 성모상 앞에서 마음속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놓았습니다. 시간과 공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저는 위로받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각국의 언어로 드리는 묵주기도와 야외 미사

메주고리예의 또 다른 감동은 각국의 언어로 드려지는 묵주기도와 매일의 미사였습니다. 낮에는 순례자들이 각자 언어로 기도하고, 저녁이 되면 대형 야외 제대에서 세계 각국의 사제들과 함께하는 공동 미사가 열립니다.

저는 매일 미사에 참석했고, 성모님을 향한 간절한 노래와 기도가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어떤 날은 울다 웃고, 또 어떤 날은 마음이 차분해져 조용히 등을 토닥여주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순간은 묵주기도를 수천 명이 함께 바치는 저녁시간이었습니다. 언어는 달라도 기도는 하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메주고리예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생전에도 메주고리예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정식으로 교황청의 공식 승인 절차는 없었지만, 그는 순례자들을 향한 길을 열어두었고, 그들이 믿음 안에서 치유를 얻는 여정 자체를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분의 선종을 맞아, 저는 이곳에서 느꼈던 따뜻한 빛과 평화, 그리고 순례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교황님이 몸소 보여주신 겸손과 실천의 길, 가난한 자들과 함께했던 사랑의 정신이 이곳 메주고리예에도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낍니다.

성모님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계속됩니다

이번 글은 저의 첫 순례지인 메주고리예에서의 체험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여정은 이곳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파티마, 루르드, 체스토호바, 가리반달로 향했던 저의 발걸음과 마음속 변화들을 하나씩 나눠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언제든지 성모님의 부르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용한 기도 속, 어느 산길에서, 또는 일상의 한순간에서 말이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 다음 편 예고

제2편 – 파티마에서 만난 평화의 어머니 태양의 기적이 일어난 그곳, 파티마에서 제가 느낀 기적과 회개의 시간들을 다음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함께 걸어가요. 성모님을 향해, 사랑을 향해.

 

 

 

 

 

 

 

경기도 봄꽃 명소 TOP 5 – 봄날, 꽃길만 걷고 싶은 당신을 위해

🌸 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따스한 4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꽃구경이죠. 멀리 가지 않아도, 경기도 안에서 충분히 봄의 절정을 즐길 수 있는 꽃 명소들이 가득하다

jennaroad.tistory.com

 

 

제주도 꽃명소 TOP 5 – 봄바람 따라 걷는 꽃길 여행

봄이 오면 제주도는 섬 전체가 꽃길이 됩니다. 유채꽃, 벚꽃, 동백, 수선화까지… 어느 곳을 가도 봄빛이 가득한 계절,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제주도의 꽃 절정 명소 TOP 5를 소개합니다 🌸1

jennaroad.tistory.com

 

 

제주도 1박 2일 봄꽃 여행 코스

“꽃길만 걷자”는 말, 이번엔 진짜 현실로 만들어볼까요? 🌸 제주도의 봄은 4~5월이 절정, 지금 떠나면 유채꽃과 벚꽃, 동백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요. 1박 2일 짧은 일정이어도 충분히 꽃·감

jennaroad.tistory.com